진도군, 2월5일 고산 선생 은덕 기리는 '굴포당제' 개최
4개 마을 모여 굴포 간척지 개발로 식량난 해결 '감사'
1991년 당시 고산 윤선도선생 공적비 제막식 모습(진도군 제공)/뉴스1
박진규 기자 = 정월 대보름날인 2월5일 전남 진도군 임회면 굴포마을에서는 '2023 굴포당제-고산 윤선도 선생 감사제'가 열린다.
31일 군에 따르면 굴포당제는 마을의 평안을 바라는 일반적인 동제 의식에 덧붙여 남도 인문학의 대가인 고산 윤선도 선생의 보은에 대한 '감사제'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에서는 굴포마을 주민들뿐만 아니라 굴포 간척지를 중심에 두고 이웃의 신동·백동·남선마을 주민들이 합동으로 당제를 지낸다.
4개 마을 주민들이 이처럼 '고산 윤선도 선생'에 대한 감사제를 지내는 연유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후기 해남윤씨 일가는 바다 갯벌에 제방을 쌓아 농토를 만드는 해언전(海堰田) 개발에 집중했다. 1640년대 후반 고산 선생은 진도 굴포로 들어와 높이 3m, 길이 380m의 방축을 쌓았다.
농토가 부족했던 농민들은 간척지를 불하받아 '고품질 갯벌쌀'을 생산하며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었다. 굴포 간척으로 농민들이 새롭게 유입되면서 '신동'마을이 형성되기도 했다.
해남 윤씨가에서 소장하고 있는 고문서에는 '굴포전답곡기(窟浦田畓穀記)'와 같은 추수기(秋收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굴포에서 농사를 짓던 강씨 등이 소작료가 비싸다며 탄원한 '소작쟁의'도 기록돼 있다.
기록으로 보면 굴포만 간척사업은 윤선도 선생의 조부인 윤의중(1524~1590) 때부터 시작해 1640년 후반쯤 고산 선생이 완성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고산 선생은 1640년대 후반 둑을 완성하고 1674년에 세상을 떠났으나, 굴포마을을 비롯한 4개 마을 주민들은 350여년 동안 감사제를 열며 선생의 은덕을 기리고 있는 것이다.
고산 윤선도 선생이 막은 고산둑 풍경.1991년 자료(진도군 제공)/뉴스1
올해는 2월5일 오전 10시 굴포마을회관에서 들당산굿을 시작으로 윗당으로 올라가 굴포마을을 수호하는 조상신들에 감사의 예를 올리는 '굴포당제'를 지낸다.
이어 풍물패는 마을샘에서 샘굿을 하고, 윤선도 선생이 거주한 것으로 알려진 고택으로 가서 터밟기굿을 한다. 동시에 마을 삼거리에서는 제관들이 거리제를 지내며 풍농풍어를 기원한다.
굴포·신동·백동·남선 등 4개 마을 대표단은 굴포당제-고산 윤선도 선생 감사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공동체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최근 '굴포신동백동남선마을발전협의회'를 창립했다.
협의회측은 "마을생활환경개선, 어항개발, 농업수리시설 확충, 용등초등학교 활용 마을소득화사업추진, 고산 선생 유적 문화재 추진 등 공동체 발전을 위해 본격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진규 기자 (0419@news1.kr)
출처
https://m.news1.kr/articles/?493879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