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읍 죽성리 바닷가에 있는 황학대(기장읍 죽성리 30-34)는 바다에서 보면 누런 학이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이며, 18세기 고지도와 차성가(東城)에 기록되어 있다. 또한 옛날 선비들이 이곳을 중국 양자강에 있는 '황학루(黃鶴樓)'의 경치에 견주어 ‘황학대'라 전해지고 있다.
고산 윤선도 선생은 기장에서 6년간 유배생활을 하였다. 조선시대 정철, 박인로와 함께 3대 가인으로 시조문학의 최고봉을 이룬 윤선도는 1616년 당시 국사 전횡하던 집권세력 등의 죄상을 밝히는 병진소(丙辰)를 올린 것이 화가 되어 함경도 경원으로 유배되었다가 기장으로 이배(移配)되었다.
고산선생은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 이곳을 자주 찾았으며 마을 뒤에 있는 남산(봉대산)에 올라 약초를 캐어 병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보살피곤 했는데 당시 이곳 사람들은 고산을 서울에서 온 의원님이라 불렀다고 전해지고 있다.
닭을 노래하다〔詠鷄〕
물성이 치우치고 막혔다 하더라도 / 物性雖偏塞
품부받은 것 중에 밝은 면도 있나니 / 稟賦有明處
우리 사람이 물론 가장 영명하다지만 / 吾人固最靈
시야야 어떻게 너에게 미치리오 / 時夜誰及汝
새벽 기운이 이르면 절로 꼬끼오 울며 / 氣至自咿喔
대롱 속의 재가 율려(律呂)에 응하듯 하나니 / 若灰管應呂
부상의 닭에 호응하여 운다는 것도 / 鳴應扶桑鷄
실로 황당무계한 말이라 할 것인데 / 實惟無稽語
더구나 사람의 가짜 닭 소리를 듣고서 / 矧肯聽人假
뇌동하여 상도(常道)를 잃을 리가 있겠는가 / 雷同失常敍
이에 알겠도다 맹상군의 식객이 / 乃知孟嘗客
때마침 너와 거조를 같이 했음을 / 適與汝同擧
식객이 전문을 잘도 속인 것이요 / 客能欺田文
전문이 진을 속이고 떠난 것이 아니로다 / 非文欺秦去